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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접착제의 원리를 알아봅시다

by ()!~!# 2021. 12. 6.

구두를 만드는 데는 여러 가지 재료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방수가 잘 되고, 신었을 때 발이 편한 구두를 선호합니다. 이 때문에 구두에는 천연 가죽이나 인공 가죽을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가죽은 내구성이 약하기 때문에 구두 밑창에 가죽을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구두 밑창은 단단하면서도 탄력이 좋고 잘 미끄러지지 않는 ㄴ고무 같은 것을 주로 사용합니다. 또 구두가 대부분 고가이다 보니 한번 사면 오래 신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서 밑창은 두꺼운 것을 선호합니다.

 

문제는 신발 가죽과 밑창을 어떻게 접착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바느질하듯 꿰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이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또 실제 발과 맞닻는 안창과 바닥을 접착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이 바로 접착제입니다. 그런데 접착제는 왜 끈적끈적한 것일까요? 그리고 순간접착제 같은 것은 어떻게 빨리 굳게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인류가 접착제를 사용한 것은 100만 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초기에는 접착제 용도로 끈적끈적한 나무 송진이나 고무 또는 석탄의 타르 같은 천연 물질이 주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가장 오래, 가장 널리 사용된 접착제는 동물의 부산물을 이용해 만든 것이었습니다. 인류는 오래전에 동물의 뼈나 가죽, 생선의 부산물을 끊이면 끈적끈적한 젤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젤리는 물에 희석하면 부드러워지고, 그냥 놔두면 건조해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동물에서 얻은 것을 아교, 어류에서 얻은 것을 부레풀이라고 합니다.

 

아교와 부레풀 같은 끈적끈적한 젤리를 젤라틴이라고 부르는데 주성분은 콜라겐입니다. 동물의 뼈와 피부의 구성 성분인 콜라겐은 서로 결합해서 강력한 결합 조직을 형성하는 섬유질의 단백질 분자 덩어리입니다. 인체는 여러 조직들을 잇고 결합하는 데 다량의 콜라겐을 사용합니다. 인체를 구성하는 전체 단백질의 25%가 콜라겐입니다. 콜라겐이 모자라거나 점점 줄어들면 피부가 늘어지거나 주름이 생깁니다.

 

콜라겐은 상온에서 녹지 않습니다. 대신 열을 가해 끓이면 녹아내리면서 단백질 섬유가 분리됩니다. 이렇게 분리된 단백질 섬유는 밧줄에서 풀려 나온 올처럼 곱슬곱슬한 용수철 모양으로 서로 뒤엉켜 있습니다. 젤라틴은 건조하면 용수철같이 생긴 단백질 섬유가 단단하게 밀착되면서 고체 상태로 바뀝니다. 가죽 두 조각을 붙인다고 해봅시다. 그중 하나를 골라 가죽 안쪽 면에 젤라틴을 골고루 문질러 바르면 가죽의 거칠고 미세한 틈이나 구멍으로 젤라틴이 스며듭니다. 그리고 두 조각을 붙인 뒤 잠시 기다리면 젤라틴이 결합조직 답게 엉겨 붙어 물기가 마르면서 서서히 굳어갑니다. 가죽은 마치 한 장인 것처럼 서로 딱 달라붙게 됩니다.

 

지금은 동물 아교는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사용하는 접착제는 대부분 폴리머를 이용한 인공 합성 물질입니다. 폴리머는 고분자로 된 중찹체 화합물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주 재료입니다. 폴리머는 용제에 희석할 경우 녹아내리는 성질이 있는 긴 분자 사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용제가 마르면 분자들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접착 성질이 생깁니다.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는 물을 용제로 사용하는 수용성 접착제는 잘 굳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편리한 접착제 덕분에 우리의 문명이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을 해 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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