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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생명체가 이주를 하는 이유

by ()!~!# 2021. 12. 5.

누구나 한 번쯤은 살아오면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방향 감각을 상실해 한동안 공황 상태에 빠졌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주위에 보이는 것들 중 어느 것 하나 낯익은 것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 처하면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에 휩싸이게 됩니다. 왜 우리는 가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분간을 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다른 생명체들에 비해 인간은 본래 긴 거리를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비즈니스나 여행 또는 휴가를 목적으로 멀리 해외로 나가기는 하지만 그다지 일상적인 일은 아닙니다. 지금은 각 나라, 각 지역마다 지형지물이 상세히 표시된 지도는 물론이고,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같은 전자장비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로 곳곳에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런 지도, 전자장비, 이정표 없이, 더구나 특별한 이동수단 없이 그냥 걸어서 수천 킬로미터를 여행한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끔찍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많은 생명체들이 이렇게 먼 거리를 문제없이 이동합니다. 아메리카 가지뿔영양 같은 포유동물은 계절에 따라 물과 먹을 것을 찾아 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질러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합니다. 바다거북은 대양 전체를 가로질러 수천 킬로미터를 헤엄쳐 자신이 부화한 해변으로 다시 돌아가 알을 낳습니다. 회귀 본능의 상징인 연어 역시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 알을 낳기 위해 거친 파도와 풍랑을 가르며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합니다.

 

철새들도 보통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데 어떤 철새는 겨울에 좀 더 따뜻하고 여름에 해가 더 긴 곳을 찾아 극에서 극으로 이주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나방 중에도 꿀을 찾아 여러 나라를 거쳐 이주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동 거리가 너무 길기 때문에 도중에 세대가 여러 번 바뀌어야 겨우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생명체들이 먼 거리를 이동하지만 도중에 길을 잃지 않고 대부분 목적지에 무사히 도달합니다. 인간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채 몇 킬로미터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도 낯선 환경을 만나면 쉽게 길을 잃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주 본능이 있는 생며체들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로입니다.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경로를 아는 방법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다른 동료들을 뒤따라가면서 이동 경로를 익히는 것입니다. 철새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아는 것은 기본적으로 학습에 기초한 것입니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온갖 험난한 여정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필수적입니다. 그럼 철새들은 어떻게 이런 학습을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주요 지형지물을 기억해 두는 것입니다. 이동 경로에 있는 산과 호수 등을 기억해두고 이정표로 삼는다고 합니다. 이주 본능은 없지만 특이하게 꿀벌도 길을 안내하고 익힌다고 합니다. 꿀벌은 꿀이 있는 방향을 알려주기 위해서 동료들을 꿀이 있는 곳까지 직접 데리고 가지는 않습니다. 대신 꼬리춤을 춰서 벌집에 있는 동료들에게 꿀이 있는 방향을 알려준다고 합니다. 이렇듯 생명체들은 자신들이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이주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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