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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과학

물과 전기의 관계

by ()!~!# 2021. 11. 29.

물과 전기는 친해지려야 친해질 수 없는 상극 중의 상극입니다. 배터리만 끼워져 있지 않다면 전자제품이 물에 빠지거나 젖어도 내부의 플라스틱과 금속 부품은 몇 시간, 아니 며칠 동안은 멀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원이 켜져 있든 꺼져 있든 배터리를 끼운 상태에서 전자제품을 물에 빠뜨리면 사정은 완전히 다릅니다. 대부분의 배터리는 물에 담갔다가 꺼내면 완전히 방전돼 사용을 할 수가 없습니다.

 

배터리는 이탈리아의 물리학자인 볼타라는 사람이 1800년경 처음 발명했습니다. 역시 이탈리아의 의학자이자 생화학자인 갈바니도 개구리 해부 실험 중 특정 금속을 서로 나란히 놓은 다음 개구리 다리를 두 금속에 갖다 대자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경련을 일으키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것이 전기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알아챘지만 이 전기가 특정 금속 사이에서 일어나는 반응이라는 사실은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동물 체내에 전기를 발생시키는 조직이 따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동물 전기라는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갈바니의 동물전기 가설에 의문을 제기한 볼타는 오랜 실험을 통해서 은판과 아연판 사이에 소금물에 적신 종이 또는 헝겊을 끼워 넣어 겹겹이 쌓으면 전기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것이 볼타 전지라고 부르는 최초의 배터리입니다.

 

금속과 화학 물질이 전기를 만드는 것인데 비록 사용하는 금속과 화학 물질에는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모든 배터리에서 동일한 반응이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차량용 배터리는 간단하게 설명하면 금속인 구리와 이산화납을 황산에 담가놓은 것입니다. 황산이 구리와 접촉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황산납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화합물과 여분의 전자가 발생합니다.

 

황산에 담긴 구리 단자와 이산화납 단자를 전선으로 연결하면 여분의 전자들이 구리 단자에서 나와 전선을 타고 흘러 이산화납 단자와 결합합니다. 만일 전선을 전구 양 끝에 연결해 놓는다면 여분의 전자들이 전구를 통과해 흘러갈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반응으로 이산화황이 황산납으로 바뀐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물 분자가 생성됩니다.

 

한 번 화학 작용이 일어난 배터리는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지만 차량용 배터리는 되돌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쉽게 말해 재충전이 가능합니다. 구리와 이산화납이 거의 모두 황산납으로 바뀌어 성능이 떨어지면 두 금속 단자에 더 높은 전압을 가해 원래 상태, 즉 충전 상태로 되돌려 놓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전자도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배터리가 전자를 한쪽 단자에서 다른 쪽 단자로 흘러가도록 밀어낼 수 있기 때문에 특정한 상황에서 합선이 일어납니다. 전구나 전자제품처럼 전자의 흐름에 저항이 있는 전기 회로에 양쪽 단자를 연결하지 않고 실수로 금속 조각이나 철사에 바로 연결할 경우 전자의 흐름을 막을 수 있는 저항이 없어지면서 엄청난 양의 전자가 순식간에 흐르는데 이것이 바로 합선입니다.

 

이때 전자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많은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배터리에 연결된 금속이 발갛게 달궈져 녹아내리거나 백터리 자체가 과열돼 파괴될 수 있습니다. 황산을 사용하는 차량용 배터리처럼 어떤 배터리는 화학 물질이 들어 있는 것도 있기 때문에 배터리에 열을 가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배터리 내부의 화학 물질이 가열되면 기체가 생성되면서 빠르게 팽창해 어느 순간 폭발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가 크면 그만큼 더 많은 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합선의 위험도 그만큼 더 커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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