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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이야기

피사의 사탑과 경사면 실험

by ()!~!# 2022. 4. 29.

갈릴레이의 업적을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피사의 사탑 실험입니다. 내용은 다은과 같습니다. 갈릴레이는 비슷한 크기의 쇠공과 나무공을 가지고 사탑에 올라가 아래로 떨어뜨리는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에 의하면 두 공은 불, 물, 흙, 공기 즉 4개의 요소의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떨어지는 시간이 각기 달라야 합니다. 하지만 사탑 실험의 결과는 거의 똑같았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 틀린 주장이 된 것입니다.

 

피사의 사탑 전경
피사의 사탑

 

갈릴레이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같은 높이에서 떨어진 물체가 모두 같은 시각에 땅에 닿는 이유를, 물체가 질량에 상관없이 동일한 가속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피사의 사탑 실험은 한동안 갈릴레이의 가장 중요한 업적 가운데 하나로 취급되었으나, 이후 이 실험이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현재는 이 실험이 실은 갈릴레이의 제자가 지어낸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갈릴레이는 사탑에서 물체를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 매끄러운 경사면에서 질량이 다른 물체를 내려오게 하는 경사면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본질적으로는 둘 다 동일한 실험이지만, 운동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는 경사면 실험이 더 유리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물체가 빠르게 내려올 때보다 느리게 내려올 때, 매 초마다 물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가 더 쉽습니다. 경사면 실험에서는 경사를 작게 하여 물체를 얼마든지 천천히 내려오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갈릴레이가 사탑에서 물체를 떨어뜨리는 방법 대신, 경사면 위로 굴리는 방식으로 실험을 한 이유입니다.

 

경사면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가는 홈이 파인 긴 나무 막대를 준비합니다. 나무 막대의 한쪽을 조금 들어 올려 경사면을 만듭니다. 공을 홈에 놓으면 공이 자연적으로 아래로 굴러 내려가는데, 이것이 갈릴레이가 한 경사면 실험입니다. 경사면을 따라 내려오는 공은 어떤 운동을 할까요? 우선 경사가 가파르면 공이 빨리 내려오고, 경사가 완만하면 공이 느리게 내려온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나무 막대가 수직인 때에 경사가 가장 급하며, 이는 물체를 공중에서 떨어뜨리는 상황과 같습니다. 다시 말해 나무 막대를 수직으로 하여 경사면 실험을 하는 것은 피사의 사탑에서 공을 떨어뜨리는 것과 같으며, 이때 공이 가장 빨리 떨어집니다.

 

이런 식으로 갈릴레이는 공이 동일한 시간 간격 동안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더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갈릴레이는 1초라는 시간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요? 지금이야 스마트폰이나 스톱워치로 간편하게 잴 수 있지만 당시에는 시계가 없었습니다. 갈릴레이는 성당 천장에 달린 향로의 진동을 보고 추시계를 발견했으나, 이 발견만으로 곧바로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를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손목의 맥박을 재어 시간을 재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으나, 정확하지 않아 포기를 했습니다.

 

결국 그는 가는 유리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이용했습니다. 싱크대 수도꼭지를 꽉 잠그지 않으면 물방울이 떠어지는데, 이때 떨어지는 물방울 사이의 간격이 거의 일정합니다. 갈릴레이도 가는 유리관으로부터 떨어지는 물방울에서 비슷한 현상을 보았습니다. 그는 경사를 충분히 낮추어 공이 느리게 움직이게 한 후, 물방울이 다섯 번 떨어질 때마다 공기 지나는 위치를 나무 막대에 표시하여 공이 운동하는 자연의 방식을 알아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참으로 교묘하고 창의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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