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 간혹 주인공이 늘어진 나무줄기를 잡고 절벽을 오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줄리가 끊어지면서 떨어지려는 순간, 주인공이 손을 뻗어 절벽의 돌을 잡아 위기를 넘깁니다. 이처럼 사람이 줄에 매달려 공중에 머물 수 있는 것은 장력의 작용 때문입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장력의 존재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물체가 줄에 매달려 정지하기 위해서는 무게를 상쇄시킬 또 다른 힘이 필요하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물체의 무게로 인해 줄이 당겨지면, 줄은 끊어지기 싫어 장력을 가해 물체를 당깁니다. 작용의 크기와 반작용의 크기가 같아야 하므로, 이 경우 장력은 물체의 무게와 같습니다. 동일한 줄을 사용하더라도 매단 물체의 무게에 따라 장력은 달라집니다. 바닥의 경사에 따라 수직 항력이 달라지는 것처럼, 줄 역시 상황에 따라 장력을 변화시키는 요술을 부립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너무 큰 힘을 가하면 줄이 끊어집니다. 줄에는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장력이 있어서 무거운 물체는 매달 수 없습니다. 보통 줄이 가늘면 가늘수록, 매달 수 있는 물체의 무게가 줄어듭니다.
물체를 줄 대신 용수철에 매달면 어떻게 될까요? 용수철이 조금 늘어나는 것을 제외하고 상황은 같습니다. 무게를 상쇄할 힘이 물체를 위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물체가 정지합니다. 이 힘이 바로 용수철이 물체에 작용하는 탄성력입니다. 탄성력은 장력과 달리 재미있는 현상을 일으킵니다. 용수철에 매달린 물체를 조금 더 아래로 당겼다가 놓으면 어떻게 될까요? 잘 알고 있듯이 물체가 위아래로 진동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번 오르락내리락하는 데 걸리는 시간 간격은 시계로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정확히 똑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용수철이 훅의 법칙을 따르기 때문입니다.
모차르트를 이야기할 때면 늘 살리에르가 등장하듯이, 훅은 뉴턴을 이야기할 때 항상 언급되는 과학자입니다. 가난하게 태어나 어렵게 과학자가 된 훅은 성격이 까칠해서 물리학 법칙의 발견을 둘러싸고 다른 과학자들과 말다툼이 잦았습니다. 뉴턴 역시 훅이 중력 법칙을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그것에 반박하기 위하여 프린키피아를 출판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유명해졌으니, 오히려 훅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뉴턴의 적수였던 훅은 용수철에 물체를 매달았을 때, 용수철이 늘어나는 길이가 물체의 무게에 비례한다는 수학적 관계를 발견하였습니다. 이를 훅의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지금은 손목시계 대부분이 전자로 움직이는 전자식 시계이지만, 예전에는 태엽을 감는 기계식 시계를 썼습니다. 기계식 시계 안에는 원형으로 감긴 작은 용수철이 있어서 이 용수철이 규칙적인 진동을 일으킵니다. 이 진동을 통해 시간을 정확히 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용수철의 탄성력을 이용하여 탄생한 손목시계는 물리학 지식을 활용해 쓸모 있는 발명품을 만든 좋은 예입니다. 이처럼 물리학이 발명의 어머니가 된 예는 과거에도 많았고, 앞으로도 많이 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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