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 속 과학

우유의 제조와 부패

by ()!~!# 2021. 11. 29.

우리 주변에서 우유는 버터, 크림, 치즈, 요구르트, 크림소스 등의 원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우유로 만든 제품은 먹기도 좋고 풍미도 좋습니다. 하지만 상한 우유는 냄새부터 역겨울 뿐만 아니라 유독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건강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우유를 발효시킨다고 해서 모두 치즈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제품과 치즈는 많이 다릅니다. 왜 상한 우유는 역겨운 냄새가 나고 치즈는 맛있는지 이유를 알아봅니다.

 

치즈는 인류가 역사를 기록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인간은 치즈를 어떻게 만들게 되었을까요? 포유동물의 위장에서는 어미의 젖을 소화시키는 복잡한 효소 작용이 자연적으로 일어납니다. 효소는 소화라는 화학적 작용을 유도하는 단백질입니다. 우유로 치즈를 만들 때 첨가하는 레닛은 양이나 송아지의 위 점막에 존재하는 천연 응유효소로, 우유를 분해하여 고체인 응유와 액체인 유장을 만듭니다. 과거에는 소의 위를 우유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주머니로 사용했는데 여기에 남아있던 효소가 우연히 우유를 엉기게 만들었고, 이렇게 성기게 엉긴 우유를 압착하고 물기를 빼 치즈를 만들었습니다.

 

맛있는 치즈를 이런 우연한 계기로 발견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흥미롭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금 거북스럽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 후 치즈가 어떤 과정을 통해 양산되었는지 알면 사실 이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송아지의 소화 효소가 치즈를 만드는 주원료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아직 젖도 떼지 않은 송아지를 잡아 위를 적출한 뒤 말려서 잘게 썬 다음 와인이나 식초에 적셔서 여과해 우유를 응고시키는 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런 전통적인 방법은 아직까지도 중부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송아지 위를 대신할 수 있는 재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무화과 나무껍질, 엉겅퀴 같은 식물과 곰팡이 같은 균류를 대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생산되는 치즈의 대부분은 균류에 유전자 조작을 가해 얻은 응유효소로 만들고 있습니다.

 

즉, 치즈는 우유에 박테리라을 첨가해 젖당을 젖산으로 바꿔 응고시킨 뒤 응유 효소를 첨가해 응유와 유장으로 분리해 만듭니다. 응유는 보존을 위해 건조와 절이는 과정을 거쳐 치즈의 형태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처리합니다. 말리거나 열을 가하기도 하고, 곰팡이와 섞어나 잡아 늘이기도 하며, 가루로 만들거나 또는 독특한 균류와 혼합하기도 합니다. 남은 유장은 다른 유제품이나 빵, 과자류를 만드는데 쓰입니다.

 

이처럼 치즈는 효소를 이용해 우유를 발효시킨 것으로 상한 우유와는 엄연히 다릅니다. 그렇다면 치즈와 그 외 다른 유제품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먼저 버터와 치즈의 다른 점을 살펴봅니다. 우유를 유지방이 형성될 때까지 계속 저으면 버터가 만들어집니다. 우유에는 아주 작은 지방 덩어리들이 있는데 유화제 역할을 하는 특수 단백질이 이 지방 덩어리들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우유를 오랫동안 저으면 작은 지방 덩어리들을 감싸고 있는 유화제가 분리되면서 지방끼리 뭉치고 물기가 빠져 버터가 만들어집니다.

 

요구르트 역시 치즈와는 다릅니다. 요구르트는 우유에 박테리라을 첨가해 만듭니다. 우유에 포함된 당류, 즉 유당을 먹고 사는 박테리아는 유당을 젖산으로 바꿉니다. 그리고 젖산은 우유 속의 단백질을 응고시켜 물컹한 덩어리로 만듭니다. 요구르트가 신맛이 나는 것은 젖산 때문입니다. 처음 요구르트를 발견한 것은 치즈를 발견한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염소 가죽으로 만든 우유 통에 천연 박테리아가 기생하면서 통에 들어 있던 우유가 찐득거리는 혼합물로 바뀐 것이 요구르트의 시초입니다. 오늘날에는 설탕이나 잼 등을 섞어 맛을 내지만 천연 요구르트는 신맛만 날 뿐 별다른 맛이 없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