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에서 샴푸나 비누 거품 때문에 미끄러져 낭패를 보시거나 미끄러질 뻔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같이 최첨단을 달리는 시대에 욕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일이 당연한 일은 아닙니다. 왜 미끄러지지 않는 샴푸를 없는 것인지 이유를 알아봅니다.
머리를 깨끗이 씻기 위해 오일로 머리를 감는다면 조금 이상하게 들릴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목욕할 때 오일을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오일을 몸 구석구석 문질러 바른 다음 고무 걸레로 유리창을 청소하듯이 몸에 묻은 때를 긁어냈습니다.
오일과 비누는 매우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비누 그리고 비누의 사촌 격인 샴푸의 주원료가 지방이기 때문입니다. 즉 오일이기 때문입니다. 비누를 언제 처음 사용했는지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가장 오래된 기록에 따르면 인류는 거의 오천 년 전부터 비누를 썼던 것으로 보입니다.
무환자나무로 알려진 사핀두스와 그 열매를 비누 용도로 사용했습니다. 비누 제조 방법을 누가 처음 알아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동물의 사체에서 나온 끈적거리는 성분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기록은 있습니다. 동물 사체에서 나온 성분을 비누 원료로 사용했다는 말에 크게 놀랄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이런 기록은 대부분 근거 없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비누 제조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선 잿물이 필요한데, 잿물은 나무를 태우고 남은 재를 물에 걸러낸 것으로 재에 들어 있는 탄산칼륨은 물에 스며들어 알칼리성을 띤 수산화칼륨이 됩니다.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지방입니다. 과거에는 동물성 지방을 많이 사용했지만, 요즘에는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지방을 주로 사용합니다.
잿물과 지방을 섞으면 비누가 만들어지는데 이때 유의할 것은 둘의 비율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잿물과 지방을 섞은 물은 가열해도 되고 그냥 차가운 곳에 놔둬도 됩니다. 어느 방법을 선택하든 일어나는 화학반응은 같습니다. 이런 화학반응을 비누화라고 합니다.
다른 성분이나 재료를 이용해 비슷한 화학 반응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비누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과 화학적으로 반응하는 잿물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몇 백만 배로 확대해보면 어떤 화학반응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방은 세 개의 비슷한 분자들이 서로 엉켜 붙여 있는 삼중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알칼리는 지방을 이루는 이런 분자들을 서로 떼어놓는 역할을 하는데 이들을 구성하는 일부 원자들 사이의 결합을 파괴함으로써 분자들을 떼어놓는 것입니다. 이렇게 떨어져 나온 분자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재결합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지방과 알칼리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비누와 글리세롤이라고 불리는 당알코올입니다.
댓글